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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 이야기

et cetera

by 짜잔형 2008. 8. 20.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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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정리하다 보니 삐삐가 두개 나오는군요... 한 때 명함의 핸드폰번호 자리에 삐삐번호가 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삐삐, beeper 또는 pager가 맞는 표현이라지만... 삐삐가 더 정겹습니다. 초창기 모델은 정말 삐삐~ 하는 소리,

불 빤짝거리기와 진동만 가능했구요... 나중에 가서야 멜로디가 들어간 놈들이 나왔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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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기억하는 최초의 삐삐, 저도 이게 처음이었구요 Motorola 의 Bravo 라는 모델입니다.

군 제대후 열심히 스키샵에서 날 갈고, 왁싱해서 번 돈으로 처음 지른 거였답니다.

진동으로 해놔도 반경 5m 에 있는 사람은 모두 들릴 정도로 무지막지한 진동을 일으키는

굉장한 놈이었지요... 허리에 차고 있으면 간지가 좔좔~~ 흘렀던 전설의 명기 되겠구요

대부분 집에 있는 전화와 공중전화만 사용하던 당시에 출현한 삐삐는

                               정말 편리한 최첨단 디지털 기기 였습니다.


1. 아무 때나 원하는 이와 통화할 수 있게 만들어 준 삐삐

    "철수 있어요?" / "없다"  <---- 원래 이러면 상황 종료! 였지만... 삐삐가 생김으로써 불러내 놀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약속 잡기도 쉬워졌습니다

    음성 메시지로 "비바체로 와서 wt.똘이 찾아라" 이러면, 약속 완료~

3. 숫자로 마음을 전하는 메신저가 되기도 했습니다.

    '1004', '1818', '8282',....

    희안하게 생각 했던건 당시 홍콩영화에서, 유덕화씨가 안내원에게 뭐라 뭐라 말을 하면 여친의 삐삐에 중국말 문자가 찍히는

    장면이었습니다. 아마 중국어 자체가 뜻 글자라 가능한 이야기 였겠지만 많이 부럽기도 했지요

4. 사랑을 고백하는 수단이기도 했습니다.

    짝사랑 하던 이에게 미친 척 하고 음성메시지를 보내놓고, 정신 차린 후 쪽팔림에 뒹굴었던 기억...

    호출해 놓고, 전화를 기다리며 안절 부절 하던 기억... 등은 지금은 경험하기 힘든 짜릿한 추억이기도 합니다.



-------  내친 김에.... 다들 삐삐를 쓰던 그 시절 많이 연출되었던 상황을 회상해 보겠습니다요~ -------


[scene #1. 공중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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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폭발이었습니다.

주말이면 그 앞이 장사진이었지요... 

호출하고, 음성메세지 남기고, 확인하고, 호출받은 번호로 전화하고...

급한 마음에 줄서서 기다리는 동안 발을 동동 구르기도 하고 말이죠

심지어 전화를 오래 쓴다고, 폭행을 저지르는 사건도 빈번히 발생하곤 했습니다.

                               공중전화 카드 역시 필수품이었구요, 지금은 구하기도 힘들다죠 ?
   

[scene #2.  까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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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 있는 까페는 호출기에 신호가 안잡히곤 했습니다.

들어갈 때 호출기를 맡기면, 지상에 보관을 해줬구요... 방송이 나왔습니다.

"36번 호출기 맡기신 분, 삐삐 왔습니다, 오셔서 확인하세요~"

까페에서 친구에게 호출도 많이 했습니다. "김짱구씨 프론트에 전화 와 있습니다"

이름이 이상하면 웃음거리가 되기도 하구요... ^^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까페에는 테이블 마다 전화기가 있었습니다. "보디가드" 같은 곳...

                              비싼 찻값에도 자리가 없어 못들어 갈 정도였구요...

                              한 번 앉으면 안 일어나는 죽순이.죽돌이가 양산되기도 했습니다.



[scene #3. 씨티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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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당시에도 핸드폰이 있긴 했습니다만, 엄청난 고가의 물건이었습니다.

서민들을 위해 출시된게 바로 "씨티폰"이라는 제품이었는데요... 받지는 못하지만

이동중에 전화가 되니, 삐삐와 합체하면 천하무적이라는 컨셉이었던거 같습니다.

하지만 통화가능 지역이 많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우리 집은 마루에서는 통화가 되는데 방에 들어오면

안될 정도였으니까요. 게다가 이동 중에는 통화 불능이 됩니다.

                               인기가 없어 공짜로 나눠주기도 했지만, 얼마 못가서 사라지고 말았지요

[일부 이미지 출처 : 구글 이미지 검색]




저요... 이 글을 쓰면서, 떠오르는 옛 생각에 혼자 실실 쪼개고 있습니다. 재미있어서요...

못다한 이야기는 찾아오시면 쏘주 한잔 하면서 해드릴게요 ^^


이 쯤에서 광고 들으면서 마무리 합니다 (.. )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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